AI 코딩 일반

AI로 도구 하나 만들었더니 — 코딩보다 '데이터 찾기'가 더 오래 걸렸다 (제작기)

DevPilot 2026. 8. 30. 17:28

핵심 요약: 주말에 작은 웹 도구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 태어난 해를 넣으면 "한국에서 나이순 몇 번째인지, 동갑은 몇 명인지" 알려주는 계산기예요(내 나이 순위). Claude Code로 만들었는데, 의외였던 건 시간 배분이었어요 — 코딩은 금방이었고, "믿을 만한 공공데이터를 찾고 검증하는 데" 훨씬 오래 걸렸습니다. AI 시대의 개발이 어디로 옮겨가는지 딱 보여주는 경험이었어요: 만드는 건 쉬워졌고, "무엇을·어떤 근거로 만들 것인가"의 비중이 커졌습니다. 이 글은 그 제작 과정과, 데이터를 다루며 내린 정직한 결정 몇 가지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 이 글은 2026년 8월 31일 기준의 실제 제작 기록입니다. 도구는 배포 완료 상태입니다.

요즘 "AI로 앱 만들었다"는 글이 많죠. 대부분 "이 프롬프트로 5분 만에!"인데, 저는 반대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 코딩이 빨라질수록, 코딩 아닌 부분이 병목이 됩니다. 이번 도구가 딱 그랬어요.

뭘 만들었나: "나 몇 번째로 나이 많지?"

아이디어는 단순했습니다. 다들 자기 나이를 실제보다 젊게 짐작하잖아요 — "서른이면 아직 젊지"라고요. 그런데 한국인 중위 연령이 47세라, 서른은 이미 아래에서 4분의 1 지점입니다. 이 반전을 숫자로 보여주는 도구예요. 태어난 해만 넣으면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 수, 동갑 수, 상위 몇 %가 나옵니다.

▲ 실제 도구 화면입니다. 브라우저 안에서만 계산되고 입력값은 저장·전송되지 않아요.

코딩은 금방이었다

Claude Code로 만들었는데, 계산 로직 자체는 간단합니다 — 연령별 인구 배열을 놓고 누적합으로 순위를 내는 거예요. UI(입력창, 결과 문구, 복사 버튼)도 금방 나왔고요. 솔직히 "코드"만 보면 반나절도 안 걸릴 물건입니다.

AI 코딩 도구를 쓰면 이 부분이 정말 빨라져요. 로직 짜고, 엣지케이스(생일 안 지난 경우) 처리하고, 반응형 붙이는 건 지시만 명확하면 순식간입니다. 그래서 시간을 잡아먹은 건 여기가 아니었어요.

진짜 오래 걸린 것: 믿을 만한 데이터 찾기

도구의 핵심은 "어떤 인구 데이터를 쓰느냐"입니다. 숫자가 틀리면 도구 전체가 거짓말이 되니까요. 여기서 시간이 갔습니다.

▲ 체감 시간 배분입니다. 만드는 것보다 "무엇으로 만들지"에 훨씬 오래.

확인해야 할 것들이 많았어요 — 어떤 기관의 통계가 1세 단위로 제공되나(대부분 5세 구간이라 순위 계산이 부정확해짐), 언제 기준인가, 갱신 주기는, 그리고 등록구분(내국인/외국인/재외국민)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최종적으로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의 1세 단위 자료(전국, 등록구분 전체, 2026년 7월)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검증을 하나 했어요 — 101개 연령값(0세~100세 이상)의 합이 공표된 총인구와 일치하는지. 맞았습니다(51,088,284명). 이걸 확인 안 하면 어딘가 값이 새도 모르거든요. 이 검증에 AI를 쓰는 게 딱 좋았어요 — 지루한 합산·대조를 시키기에.

정직한 결정들: 안 쓴 것들의 이유

도구를 만들다 보면 "더 극적인 표현"의 유혹이 있습니다. 저는 몇 개를 일부러 안 썼어요.

▲ 세 가지를 일부러 뺐습니다. 자극적이지만 사실을 왜곡하는 표현들이라서요.

① "그 해 태어난 사람 중 몇 명이 살아있나"를 안 씀. 훨씬 자극적이지만 부정확합니다. 출생아 수와 현재 그 나이 인구의 차이엔 사망만이 아니라 이민·귀화·국적상실·재외국민 변동이 다 섞여 있어서, 생존율처럼 말하면 거짓이 돼요. 1970년 이전 출생 통계는 신뢰도도 낮고요.

② 동갑은 "무리의 한가운데"로 계산. 같은 나이끼리는 누가 먼저인지 알 수 없으니, 정확한 등수 대신 대략적 위치로 표시했습니다. 있는 척하지 않는 게 맞다고 봤어요.

③ 외국인은 빠진다고 명시. 주민등록 기준이라 국내 거주 외국인은 빠지고, 해외 재외국민은 포함됩니다. 그래서 "한국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주민등록된 한국인"의 순위라고 도구에 적어뒀어요.

이런 건 코드가 아니라 판단입니다. AI가 코드는 빨리 짜주지만, "이 표현이 사실을 왜곡하나?"는 사람이 결정할 몫이에요. 지난주 XSS 후기(그 글)에서 얻은 교훈과 정확히 같은 자리예요 — AI는 코드 안, 사람은 코드 밖.

이번 제작에서 배운 것

정리하면 — AI 코딩 시대의 개발은 무게중심이 옮겨갑니다. "어떻게 짜지?"는 도구가 대부분 답해주고, "무엇을, 어떤 근거로, 어디까지 정직하게 만들 것인가"가 사람의 일로 남아요. 이번 도구도 코드 줄 수로는 얼마 안 되지만, 그 뒤에 데이터 출처 검증과 표현의 정직성에 대한 결정이 깔려 있습니다.

바이브 코딩(그 개념)이 "말로 만든다"는 뜻이라면, 그 말의 품질이 결과의 품질입니다. 그리고 그 품질은 대개 코드 밖에서 정해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AI로 만들면 개발이 정말 빨라지나요?

A. 코딩 자체는 확실히 빨라집니다. 다만 데이터 확보·검증, 설계 결정, 정확성 판단 같은 "코드 아닌 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전체 시간이 줄긴 하지만, 줄어드는 곳은 주로 타이핑 쪽입니다.

Q. 공공데이터는 어디서 찾나요?

A. 이번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썼습니다. 통계 도구를 만들 때는 "1세 단위인가, 기준 시점이 명확한가, 갱신되는가, 합계가 맞는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Q. AI가 데이터 검증도 해주나요?

A. 지루한 합산·대조 같은 기계적 검증은 잘 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데이터를 이렇게 해석해도 되는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합니다. 이번에 생존율 표현을 뺀 것도 그런 판단이었습니다.

정리하면

AI로 도구 하나 = 코딩은 반나절, 데이터 확보·검증·표현 결정이 그보다 오래. Claude Code가 짠 계산 로직 뒤에는 "어떤 통계를, 어떻게 정직하게 쓸 것인가"라는 사람의 결정이 깔려 있습니다. 만드는 게 쉬워질수록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 이번 주말의 작은 결론입니다. 궁금하면 직접 넣어보세요, 생각보다 순위가 높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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